
그때 네 당구 실력은,
웃길 정도로 형편없었지.
지금은∙∙∙∙∙∙뭐, 조금은 볼만 해졌나.
제 1
갈망의 늑대의 이빨
ㅡ밤만의 냄새, 빛나는 네오. 시끌벅적한 소란. 심야에는 많은 자극이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수상한 청년
에이, 그러지 마시고! 한번만 들어보시라니까요~~!
여기만의 달콤한 이∙야∙기∙∙∙∙∙∙ 궁금하시죠?
트레이너
아니, 저기∙∙∙∙∙∙
수상한 청년
금방 끝내드릴게요! 자, 들어오시죠!
트레이너
(거절 못하겠어∙∙∙∙∙∙)
항상 그래, 나약한 나 자신이 너무 싫어∙∙∙∙∙∙
이럴 땐, 그냥 포기하자. 그것밖엔ㅡ

???
ㅡ∙∙∙∙∙∙
여우가 한 마리, 강아지가 한 마리 있네.
(쾅∙∙∙∙∙∙!)
수상한 청년
히익∙∙∙∙∙∙!? 무, 무슨 소리야∙∙∙∙∙∙!?

???
겁 먹은 작은 동물 잡아먹어서 만족하시나?
∙∙∙∙∙∙한심하기 그지 없는 짐승이군.
어느새 바로 옆에, 한 명의 우마무스메가 서있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벽을 걷어차고 청년을 위협한 모양이다.
???
너도 마찬가지야.
트레이너
!
???
강아지도 송곳니 정도는 있을텐데?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거냐?
???
쇠사슬은 부쉈다. 이빨을 드러낼지, 꼬리 말고 도망칠지ㅡ
나머진 스스로 "선택"해라.
트레이너
(도와준∙∙∙∙∙∙거지?)
정신을 차리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면서도ㅡ
[선택해라]라는 그녀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며칠 뒤. 데뷔 전 우마무스메들이,
트레이너한테 스카웃 되도록 자기 실력을 선보이는 [선발 레이스]가 열렸다.
나도 담당 우마무스메를 찾기 위해, 기합 넣고 견학하러 왔는데ㅡ
교관
자, 빨리빨리! 거기랑 저기 구석에 놔줘!
이야ㅡ너 밖에 없다니까. 설치 도와줘서 고마워!
트레이너
아, 네∙∙∙∙∙∙
∙∙∙∙∙∙역시나 거절하지 못했다. 모처럼이니
한번 제대로 레이스를 보고 싶었는데∙∙∙∙∙∙거절 못한 내 잘못이지 뭐.
트레이너
(∙∙∙∙∙∙그때 그 애처럼 되고싶네)

뒷골목에서 도와준 그녀의, 자신감 가득한 표정이 떠오른다.
그래, 딱 저런 느낌의 눈동자였는데ㅡ
트레이너
어, 그때∙∙∙∙∙∙!?
신인 트레이너
아아~∙∙∙∙∙∙! 드디어 나왔네요∙∙∙∙∙∙!
그 심볼리 가문의 우마무스메ㅡ 시리우스 심볼리!
베테랑 트레이너
그래, 지금까지 모의 레이스에서 쭉 결과를 남기고 있어.
오늘은 어떤 달리기를 보여줄지, 기대되네.
중계
각 우마무스메 게이트에 들어갔습니다!
오늘의 선발 레이스ㅡ 시작합니다!

시리우스 심볼리
하앗ㅡ!!
신인 트레이너
∙∙∙∙∙∙!
아침에 비 때문에, 오늘 코스는 좀 무거울텐데ㅡ
베테랑 트레이너
전혀 동요하지 않네∙∙∙∙∙∙!
평판 대로, 대단한 힘이야!!
시리우스 심볼리
∙∙∙∙∙∙, 후우ㅡ!! 하아앗ㅡ!!
월등한 힘으로 땅을 박차고,
종횡무진 코스를 가로지르며, 라이벌들을 압도한다.
무거운 잔디가 벗겨질 때마다, 그 투지는 더욱더 넘쳐나고ㅡ
시리우스 심볼리
하아아아아아아ㅡㅡㅡㅡㅡㅡ앗!!!!
아랑 같은 포효를 내며, 우승 했다.
보는 사람마저 끌어들이며, [나는 여기 있다!]라고 외칠 것만 같은 사나움∙∙∙∙∙∙
이런 달리기는ㅡ 처음이다.
트레이너
(대단해∙∙∙∙∙∙정말 대단한 애야∙∙∙∙∙∙!)
크게 뛰는 가슴을 주체 할 수 없다∙∙∙∙∙∙ 저 애의 달리기를 더 보고싶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말을 걸려고, 나도 모르게 달려가려고ㅡ했는데.

베테랑 트레이너
정말 멋진 달리기였어∙∙∙∙∙∙!! 너라면 클래식 3관도
꿈이 아니야!!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 전부 가르쳐줄게!
신인 트레이너
나도∙∙∙∙∙∙! 부디, 저랑 삼관을 노려보지 않을래요!?
아직 신인이지만, 환경, 정보, 전략∙∙∙∙∙∙완벽하게 조정할 자신 있어요!
트레이너
(으윽, 사람이 너무 많다∙∙∙∙∙∙!)
다른 트레이너들의 열량의 밀려, 말이 안 나온다.
그래도 주위를 보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교관
야 뭐해?
여기 빨리 도와줘!
트레이너
아∙∙∙∙∙∙네, 네에∙∙∙∙∙∙

시리우스 심볼리
∙∙∙∙∙∙∙∙∙∙∙∙.
시리우스 심볼리
미안하지만, 담당은 이미 정했다.
야, 거기 너.
시리우스 심볼리
거기 서 있는 퍼피!
너 말이야.
트레이너
∙∙∙∙∙∙어, 나!?
시리우스 심볼리
ㅡ오늘부터 네가, 내 트레이너다.
이의는 없지?
트레이너
저기∙∙∙∙∙∙!?
시리우스 심볼리
이의, 없지?
트레이너
아, 응∙∙∙∙∙∙!
그녀가 왜 말 조차 걸지 못한 날 선택한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ㅡ

트레이너
(이건 기회야∙∙∙∙∙∙!)
그녀의 당당한 달리기가 생각난다. 그정도의 실력을 지닌 우마무스메를
담당할 수 있다니, 그야말로 천운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트레이너
(좋아, 내일부터 화이팅!)
하지만ㅡ 그 의지는 바로 사라졌다.
다음날, 정말 열심히 트레이닝 메뉴를 만들어 갔는데ㅡ

시리우스 심볼리
ㅡ이상, 앞으로의 방침이다.
데뷔할 때까지 이렇게 진행한다.
그녀가 제안한 것은, 완벽하고 빈틈없는 트레이닝 계획∙∙∙∙∙∙
무엇보다 그 어조에는, 이의는 받지 않겠다는 압력이 느껴졌다.
트레이너
∙∙∙∙∙∙저기, 일단 나도ㅡ
시리우스 심볼리
뭐?
트레이너
아니야 아무것도∙∙∙∙∙∙
시리우스 심볼리
∙∙∙∙∙∙후.
불만 없으면 그냥 닥치고 봐.
시리우스 심볼리∙∙∙∙∙∙제멋대로에, 자신감 넘치는 우마무스메.
그녀의 기센 시선에 비춰지자,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제 2화
복종하는 무리

그리고 한동안,
트레이닝은 시리우스 심볼리가 정한 방법 그대로 진행되었다.
시리우스 심볼리
∙∙∙∙∙∙후우, 오늘은 이걸로 끝이다.
수고 많았다. 돌아가도 좋아.
트레이너
저기, 시리우스∙∙∙∙∙∙
시리우스 심볼리
ㅡ뭐?
트레이너
아무것도 아니야∙∙∙∙∙∙
시리우스가 제안하는 트레이닝 메뉴는, 항상 완벽하다.
정말 아무 문제도 없어서, 말 자체를 못 걸겠다.
시리우스 심볼리
∙∙∙∙∙∙흥.
시리우스 심볼리의 등을, 그저 잠자코 배웅했다.
결국, 게약하고 오늘까지, 전혀 대화하지 못하고 있다∙∙∙∙∙∙
트레이너
(이건 아니지않아∙∙∙∙∙∙?)
시리우스 심볼리의 훈련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참견할
여지도 없다. 그럼, 그냥 가만히 있는게 나을지도ㅡ

시리우스 심볼리
쇠사슬은 부쉈다. 이빨을 드러낼지, 꼬리 말고 도망칠지ㅡ
나머진 스스로 "선택"해라.
ㅡ문득, 그 말이 떠오른 순간.
생각은 아무 정리도 안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트레이너
(분명, 거기에는ㅡ)

오라오라계 우마무스메
응? 뭐야 당신?
그 배지∙∙∙∙∙∙ 혹시 트레이너냐?
불량해 보이는 우마무스메
응? 아, 당신∙∙∙∙∙∙시리우스 선배의ㅡ

시리우스 심볼리
이게 누구신가∙∙∙∙∙∙뜻밖의 손님이 오셨네.
왜 왔어? 뭐 불장난이라도 하고 싶으신가?
트레이너
그, 너랑 얘기가 하고 싶어서∙∙∙∙∙∙
시리우스 심볼리
얘기,말이지.
시리우스 심볼리
ㅡ웃기지마.
트레이너
엇∙∙∙∙∙∙
시리우스 심볼리
목줄로 연결된 애완견이,
주인한테 덤벼드는게 가능할 것 같냐?
트레이너
(애완견!? 주인!?)

시리우스 심볼리
∙∙∙∙∙∙뭐 좋아. 자아가 생기기 시작한 거라면∙∙∙∙∙∙
"알게 해줄"기회다.
시리우스 심볼리
너, 나랑 얘기가 하고 싶다고?
그럼∙∙∙∙∙∙테이블에 앉을 권리를 얻어라.
시리우스 심볼리
ㅡ그래, 승부다. 지는 쪽은 상대방의 말을 듣는다.
알아들었지?
시리우스 심볼리
ㅡ나인 볼∙∙∙∙∙∙ 1부터 9까지 순서로 맞춰나가서,
9를 포켓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시리우스 심볼리
원래는 순서가 어긋나면 파울이지만∙∙∙∙∙∙오늘은 핸디캡으로서,
3회까지 파울을 허용한다. 원하는 순서대로 쳐. 낙승이지?
트레이너
(괜찮은 조건이지만∙∙∙∙∙∙)
시리우스 심볼리
자, 특별히 너부터 시작하게 해주지.
∙∙∙∙∙∙이 기회, 걷어차진 않을거지?
시리우스 심볼리에게 말려들면서, 승부는 시작되었다∙∙∙∙∙∙.
그저 얘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하지만, 이건 기회다. 이기면 대화할 계기를
만들 수 있다. 핸디캡도 받았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트레이너
(열심히 해야해∙∙∙∙∙∙!)

(ㅡ깡, 데구르르∙∙∙∙∙∙)
하지만ㅡ좀처럼 잘 되지 않는다. 실패할 때마다 손에서 땀이 나고,
점점 큐가 안정되지 않는다.
시리우스 심볼리
∙∙∙∙∙∙또 빗나갔군.
트레이너
다, 다음엔 꼭∙∙∙∙∙∙!
시리우스 심볼리
∙∙∙∙∙∙약불로 끓어오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식으면 본전도 못 보겠네.
ㅡ잘 봐.
시리우스 심볼리
∙∙∙∙∙∙∙∙∙∙∙∙ㅡ
ㅡ그 순간.
마치 레이스 때와 같은, 불타는 투지가 느껴지고ㅡ

시리우스 심볼리
훗ㅡ∙∙∙∙∙∙!!
공이 사방으로 흩어져서, 차례차례 포켓으로 빨려 들어가,
이윽고 마지막 9가 떨어졌다ㅡ!
트레이너
(이, 이렇게 쉽게∙∙∙∙∙∙!?)
시리우스 심볼리
네 그 작은 반항도, 이제 끝.
주종관계는 확실해졌다ㅡ
시리우스 심볼리
앞으로도 넌 내 말을 따른다.
∙∙∙∙∙∙알아들었지?
트레이너
네, 네에∙∙∙∙∙∙
이것으로 시리우스와의 관계성이 굳어지고 말았다. 처음부터 승부에
말려들지 말고, 제대로 얘기가 하고 싶다고 말을 했다면∙∙∙∙∙∙.
트레이너
(정말 한심하다∙∙∙∙∙∙)

시리우스 심볼리
크큭, 불쌍한 표정도 다 짓고.
자, 준비해. 가끔은 산책도 시켜줘야겠네∙∙∙∙∙∙.
단순한 변덕인지, 아님 침울한 내 반응을 즐기는건지∙∙∙∙∙∙
시리우스 심볼리와 함께 학원으로 갔더니 거기에는ㅡ

???
ㅡ이건, 객관적인 의견이지만.
시리우스 심볼리
!
저 녀석은∙∙∙∙∙∙.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서,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한 학생과
대화를 하고있는 심볼리 루돌프를 발견했다. 아 그러고보니 루돌프는 분명ㅡ
트레이너
(시리우스의 소꿉친구∙∙∙∙∙∙던가?)
둘 다 같은 심볼리 가문, 그리고 부모님이 URA 관계자인지라,
어렸을 때부터 자주 만났던 걸로 안다.

심볼리 루돌프
현재 네가 하고 있는 트레이닝은,
다소 부화가 높아보이던데.
심볼리 루돌프
이대로 가면, 네 몸이 망가질 가능성이 높아.
그건 너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텐데?
시리우스의 후배
그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ㅡ이미 정했어요!
본격화를 맞이한 지금, 할수 있는 전부를 하고 싶다고∙∙∙∙∙∙!!
심볼리 루돌프
∙∙∙∙∙∙흐음. 그 의지는 존중하고 싶지만,
학생회장으로서, 역시ㅡ
시리우스 심볼리
∙∙∙∙∙∙야.
시리우스 심볼리
∙∙∙∙∙∙얘는 내 후배다.
멋대로 쓸데없는 거 불어 넣지 마라.
제 3화
탄식하는 고랑

조금 전까지 옆에 있었던 시리우스 심볼리가,
참지 못하고 둘 사이를 갈라놓고 들어갔다∙∙∙∙∙∙!
시리우스의 후배
어, 시리우스 선배∙∙∙∙∙∙!?
저ㅡ
시리우스 심볼리
넌 물러나있어.

시리우스 심볼리
그래서ㅡ루돌프. 너도 방금 들었잖아.
이 녀석은 자기 의지로, [무리해서라도 이루어내겠다]를 택했어.
시리우스 심볼리
∙∙∙∙∙∙그래,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선택한 일이라고.
그걸 부정하는거냐?
심볼리 루돌프
아니, 의지를 부정하고 싶은 게 아니야.
하지만 앞으로 달릴 수 없게 되는 미래라도 좋다는건 찬성할 수 없어.
트레이너
(어, 앞으로 달릴 수 없게 된다고∙∙∙∙∙∙!?)
충격적인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저 후배는,
그렇게까지 위험한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는 건가∙∙∙∙∙∙?

심볼리 루돌프
위험을 무릅쓰기 전에 할 수 있는건 얼마든지 있다.
예를들어 교관과의 일대일 트레이닝.
심볼리 루돌프
효율적인 몸 만들기를 위한 식사 메뉴 개선.
육체적, 정신적 피로에 대한 정기적인 체크.
심볼리 루돌프
이런식으로 장기적인 게획에 눈을 돌려보는건 어때?
물론 나도 모든 감수에 관여하고, 전력으로 지원ㅡ
시리우스 심볼리
하! 세상에.
대단히 아름다운 이상론이신데요?
시리우스 심볼리
근데 네가 지금 한 말 나한텐
그냥 [남에게 맡겨라] 라고 밖엔 안 들리는데?
시리우스 심볼리
그렇게 미사여구를 늘어놓고, 만약 믿는다고 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어떡할건데?
시리우스 심볼리
ㅡ네가, 전부 책임 질거냐?
심볼리 루돌프
∙∙∙∙∙∙사력을 다해도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물론 책임 질거야. 그게 학생회장인 나의 일이니까.
시리우스 심볼리
말이 안 통하는군. 책임이라는게 임시방편의 얘기가 아니잖아?
앞으로의 미래, 모든일에 얽힌다고. 그러니깐 혼자 다 짊어지는 거잖아.
심볼리 루돌프
∙∙∙∙∙∙그래도ㅡ

시리우스의 후배
아∙∙∙∙∙∙감사했습니다! 회장님께서 신경 서주셔서
기뻤어요∙∙∙∙∙∙ 하지만, 전 역시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요.
시리우스의 후배
저는 아직 약하고∙∙∙∙∙∙뭔가에 기댔다가
실패하면 ∙∙∙∙∙∙ 분명 전부, 그 탓으로 돌리겠죠.
시리우스의 후배
하지만, "난 동경하던 무대에서 달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책임 진다면, 전 분명∙∙∙∙∙∙후회하지 않을거예요.
심볼리 루돌프
∙∙∙∙∙∙ㅡ
너희의 마음은, 잘 알겠어.
심볼리 루돌프
그렇다 해도, 설득을 멈출 생각은 없어.
그녀가 가장 행복해지는 미래를 위해서라도, 난 온힘을 다해 노력할거야.
시리우스 심볼리
가장 행복해지는 미래∙∙∙∙∙∙ 그걸 정하는건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시리우스 심볼리
의지는∙∙∙∙∙∙
그 누구도 지배할 수 없는 거니깐.

ㅡ시리우스 심볼리의 얘기를 듣고,
그녀가 왜 저렇게 자신감 넘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트레이너
(전부 다∙∙∙∙∙∙본인이 선택해왔으니까)
그리고 하나 더, 눈치 챈 것이 있다ㅡ
내가 트레이너로 선택된 것은, 시리우스의 신념과 충돌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리우스 심볼리
쇠사슬은 부쉈다. 이빨을 드러낼지, 꼬리 말고 도망칠지ㅡ
나머진 스스로 "선택"해라.
시리우스 심볼리
앞으로도 넌 내 말을 따른다.
∙∙∙∙∙∙알아들었지?
시리우스가 무엇보다 중요히 생각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의 [선택].
그리고 동시에 [따르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본인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ㅡ자기주장이 약한 트레이너를 골랐다.

트레이너
(하지만 그건 "트레이너"가 아니야)
단지 따르기만하면, 앞으로 좋은 결과도 나쁜 결과도
모두 시리우스가 떠안게된다. 그건∙∙∙∙∙∙안 된다.
ㅡ바뀌고 싶어. 시리우스와 대등하게 대화할 수 있는 트레이너가 되어
시리우스의 꿈을 들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게 있다면 노력하고 싶다.
트레이너
(이번에는, 내가 선택할게)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대화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야만ㅡ
[테이블에 앉을 권리]를 얻기 위해서는∙∙∙∙∙∙.
시리우스 심볼리
ㅡ그래, 승부다. 지는 쪽은 상대방의 말을 따른다.
알아들었지?
트레이너
(ㅡ그것밖에 없어)

오라오라계 우마무스메
ㅡ하하핫!
야, 또 빗나갔잖아∙∙∙∙∙∙응?
오라오라계 우마무스메
당신∙∙∙∙∙∙시리우스 선배 트레이너 아니야? 하아~∙∙∙∙∙∙뭔데?
보는 대로 오늘 선배는 없다고.
불량해 보이는 우마무스메
아니면 뭐 우리한테 볼일이라도 있냐?
하, 그럴리가ㅡ
트레이너
맞아!
오라오라계 우마무스메
뭐?
트레이너
너희에게 당구를 배우고 싶어!
오라오라계 우마무스메
∙∙∙∙∙∙∙∙∙∙∙∙∙∙∙∙∙∙아?
트레이너
시험해보고 싶은게 하나 있어
그리고, 며칠 후ㅡ

시리우스 심볼리
∙∙∙∙∙∙야, 네가 왜 거기 서 있지?
트레이너
한번 만 더 너랑 승부가 하고싶어!
시리우스 심볼리
∙∙∙∙∙∙∙∙∙∙∙∙흐음?
시리우스 심볼리
정중한 초대 감사히 받지.
하지만, 그건 단 한번의 예외다.
시리우스 심볼리
주도권은 나에게 있다. 내가 지시를 내리는 일은 있어도
반대는 없어. 저번에 다 알아들었을텐데?
강한 거절과 어렴 풋이 느껴지는 분노.
그 패기에 눌리면서도ㅡ 세게 주먹을 쥐었다.

트레이너
지시가 아니라, 제안이야!
시리우스 심볼리
∙∙∙∙∙∙∙∙∙∙∙∙ㅡ
시리우스 심볼리
∙∙∙∙∙∙그럼, 어디 한번 보여주실까.
그 부들거리며 떨리는 손으로ㅡ 뭘 손에 넣을지 말이야.
제 4화
빛나는 천랑

오라오라계 우마무스메
ㅡ야∙∙∙∙∙∙당신 진짜 진심이냐?
그렇게해서 이기겠다고? 진짜? 당신 바보야?
트레이너
진심이야!
불량해 보이는 우마무스메
와 얘 진짜 바보야! 재미있구만. 뭐 실제로,
그 최강 시리우스 선배에게 이기는 방법이라면∙∙∙∙∙∙.
오라오라계 우마무스메
그것 밖에 없네. 하아ㅡ∙∙∙∙∙∙야 당신, 우리가 가르치는 건 방법뿐이다.
이기려면 다양한 스킬은 물론 운도 필요해∙∙∙∙∙∙쉽지 않을텐데?
트레이너
그래도∙∙∙∙∙∙ 잘 부탁 드립니다!
(깡! 데구르르ㅡ∙∙∙∙∙∙)

팽팽한 긴장 속에서, 브레이크 샷을 치고,
공이 당구대 위에 흩어졌다.∙∙∙∙∙∙해야 할 일은, 지금부터다.
시리우스 심볼리
∙∙∙∙∙∙∙∙∙∙∙∙.
큰 소리 쳐놓고, 재미없게 할 생각은 아니겠지?
트레이너
∙∙∙∙∙∙네가 가르쳐준 승부 방법이야
시리우스 심볼리
∙∙∙∙∙∙뭐?
나인볼은 1부터 9순으로 공을 맞혀나가며,
먼저 9를 떨어뜨리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
시리우스 심볼리
[원래는 순서가 어긋나면 파울이지만∙∙∙∙∙∙오늘은 핸디캡으로서,
3회까지 파울을 허용한다. 원하는 순서대로 쳐. 낙승이지?]
그렇다면∙∙∙∙∙∙솔직히, 9부터 맞혀도 아무 문제가 없는 셈이다.
이기기 위해서, 그 핸디캡을 역수로 잡아서ㅡ
(ㅡ깡!!)
브레이크 샷 후의 1구. 데이크백을 크게 잡고,
그저 집중하면서 세게ㅡ쳤다! 눈 앞의 [9를] 향해서!

(깡! 데구르르ㅡ!)
노린 [9]는, 무사히 포켓에 떨어졌다.
ㅡ이겼다.
트레이너
이겼다∙∙∙∙∙∙!
시리우스 심볼리
∙∙∙∙∙∙∙∙∙∙∙∙ㅡ
시리우스 심볼리
∙∙∙∙∙∙우리 애들이 뭘 하든, 어차피 포기하겠지.
스스로 목줄을 채우게 하는 수 밖에 없었을 터였어.
시리우스 심볼리
근데 넌∙∙∙∙∙∙ 목줄을 물어뜯었다.
∙∙∙∙∙∙애완견이 야생으로 돌아간 이유가 뭐지?
트레이너
너처럼 선택하고 싶었어
시리우스의 말 처럼.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건 나 자신뿐. 그래도∙∙∙∙∙∙
[선택지]를 제시하는 건, 남도 할 수 있다.
그게 트레이너라면, 우마무스메 한명 한명의 선택에
모든 것을 걸고∙∙∙∙∙∙지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니까ㅡ

트레이너
난∙∙∙∙∙∙네 트레이너가 되는 걸 고르겠어!
시리우스 심볼리
∙∙∙∙∙∙∙∙∙∙∙∙ㅡ
시리우스 심볼리
훗. 아하하핫∙∙∙∙∙∙!
그래, 나였구나∙∙∙∙∙∙.
시리우스 심볼리
∙∙∙∙∙∙어쩔수 없군 뭐, 진건 진거다.
나에게 원하는 게 뭐지?
트레이너
너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게 뭔지 알고싶어
시리우스 심볼리
∙∙∙∙∙∙흐음?
트레이너
왜 [선택]에 고집해?
시리우스 심볼리
∙∙∙∙∙∙∙∙∙∙∙∙.
지극히, 간단한 이야기다.
시리우스 심볼리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처참하게 져서, 후회했기 때문이다.

어린 시리우스
아빠! 새로운 트레이닝 기구 고마워!
완벽하게 소화해낼거야!
시리우스 심볼리
ㅡ교육에 열심인 아버지. 그리고∙∙∙∙∙∙
어린 시리우스
선생님! 오늘 메뉴 이게 다지?
하핫, 간단했네!
시리우스 심볼리
내 재능을 알아본, 육성 클럽 선생님.
주위의 열성적인 지도에, 얌전히 따랐고∙∙∙∙∙∙강해 질 수 있었다. 하지만ㅡ
시리우스 심볼리
동시에, 자만함과 응석이 생겨났다. 그걸 눈치챈건∙∙∙∙∙∙
항상 같이 달리던 그 녀석과 차이가 났을 때다.

어린 시리우스
하아, 하아∙∙∙∙∙∙ㅡ루돌프, 어디야?
∙∙∙∙∙∙어? 어디냐고!? 대답 해봐∙∙∙∙∙∙!!
어린 시리우스
왜∙∙∙∙∙∙왜냐고!
이렇게나 트레이닝을 했는데, 왜∙∙∙∙∙∙!
어린 시리우스
전부∙∙∙∙∙∙시키는 대로 했는데∙∙∙∙∙∙!
∙∙∙∙∙∙, 아∙∙∙∙∙∙ㅡ
시리우스 심볼리
어렸던 나는∙∙∙∙∙∙최악이게도, 진 이유가
아버지와 선생님의 훈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시리우스 심볼리
어리석기 그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내 탓이잖아?
시리우스 심볼리
전부 남에게 맡기면서, 스스로 생각하지도 않고∙∙∙∙∙∙
그런 꼴로 절대 못 이기지.
트레이너
그래서∙∙∙∙∙∙스스로 선택하기로 했다
심볼리 루돌프와 대화 했을 때 그 분노는∙∙∙∙∙∙
과거의 자신에 대한 분노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시리우스 심볼리
우리가 있다면 부순다. 쇠사슬이 있다면 끊는다.
누구에게도 지켜지지 않는 대신, 어디까지고 달려갈 자유를 얻는다ㅡ
시리우스 심볼리
ㅡ그 너머에, 내가 목표로 하는 "세계"가 있다.
그걸 붙잡는다면∙∙∙∙∙∙누가 가장 뛰어난지는 뻔하잖아?
트레이너
∙∙∙∙∙∙!
시리우스 심볼리
하아아아아아아ㅡㅡㅡㅡㅡㅡ앗!!!!
그녀가 "세계"라고 말한 순간, 가슴이 떨렸다.
그 포효가, 온 세상에 울려퍼지는 순간을ㅡ상상하며.

시리우스 심볼리
그래서∙∙∙∙∙∙네가 원하는건 이게 다야?
날 따르게 할 둘 도 없는 기회일 텐데.
트레이너
난 그저 너와 대화하고 싶었을 뿐이야
시리우스 심볼리
∙∙∙∙∙∙어디 회장님처럼 물러터졌어.
날 말로 따르게 하고 싶다면, 그건ㅡ
트레이너
그래서∙∙∙∙∙∙위너스, 브레이크야.
시리우스 심볼리
뭐?
트레이너
승자가 다음 브레이크권을 얻는다. 즉ㅡ

시리우스 심볼리
오늘 승부에서 이긴 네가,
다음 승부를 시작할 권리가 있다고?
트레이너
따르게 하는 것보다, 선택지를 서로 부딪히는 거야.
시리우스 심볼리
∙∙∙∙∙∙.
∙∙∙∙∙∙뭐, 어설프게 물리는 것보단 낫겠지.
ㅡ이리하여, 보다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어느 쪽이
더 좋은 트레이닝 메뉴 인지를 가리는 승부의 날들이 시작됐다.

시리우스 심볼리
ㅡ흐음∙∙∙∙∙∙.
트레이너
어, 어때∙∙∙∙∙∙?
시리우스 심볼리
∙∙∙∙∙∙로드워크부터 시작인거지?
알겠다.
트레이너
그럼∙∙∙∙∙∙!
시리우스 심볼리
네가 생각한 메뉴잖아.
빨리 준비나 해.
트레이너
응, 금방 준비 할게!
시리우스 심볼리
크큭∙∙∙∙∙∙그렇게
이쁘게 꼬리 흔들기나 하고.

시리우스 심볼리
앞으로도 열심히
애교 부리라고, ㅡ퍼피짱?
제 5화
송곳니를 벗은 늑대에게 주인은 없다

시리우스 심볼리의 트레이닝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한 메뉴를 확인한다.
트레이너
오늘 트레이닝은ㅡ

시리우스 심볼리
어제 승부에서 누가 이겼더라?
트레이너
∙∙∙∙∙∙너였지.
준비했던 메뉴를 옆에 두고,
그 밑에 시리우스 심볼리가 만든 메뉴를 본다.
시리우스 심볼리
정답이다.
기억력이 아예 없는 수준은 아닌 것 같군.
시리우스 심볼리의 트레이너가 된지는 꽤 지났지만,
변함없이 [선택]을 위한 승부는 계속 되고 있다.
그리고, 어제 진 결과가 바로 오늘 이 훈련이다.
시리우스 심볼리가 준비한 메뉴는, 변함없이 완벽하지만ㅡ
트레이너
∙∙∙∙∙∙아니 진 건 진거잖아.

동료 트레이너
하아~∙∙∙∙∙∙ 너, 용케도 쟤 트레이너를 계속하는구나?
동료 트레이너
위압적이고, 언제나 깔보듯이 명령이나 하고
트레이너는 트레이너 취급도 안해주고, 맞지?
트레이너
그건, 뭐∙∙∙∙∙∙.
동료 트레이너
진짜 궁금해서 묻는건데∙∙∙∙∙∙
넌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저 애의 담당을 하는거야?
동료 트레이너
물론 나도 재능은 알거든? 근데∙∙∙∙∙∙ 재능 좀 있다고
저렇게 맞춰줄수 있어? 애초부터, 우리가 이끄는 쪽인데∙∙∙∙∙∙.

ㅡ그건, 확실히 맞는 말이기는 하다. 다시 생각해봐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시리우스 심볼리의 태도는 한결같다.
[따르게 하고 싶으면 이겨라]
∙∙∙∙∙∙그건 뭐랄까 단순하면서,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처음에는 달리기에 끌렸기 때문이었다. 그 힘을 좀 더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결국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본다면 터무니 없는 태도에다ㅡ
뒤돌아보지도 않는 그 등이, 왜 이렇게 끌리는지.
그 이유는ㅡ

피어스가 많은 우마무스메
너희들, 목소리 크게! 간다!
시리우스의 추종자들
시리우스 선배, 수고하셨어요!!

시리우스 심볼리
야, 앞 막지 말고 비켜.
피어스가 많은 우마무스메
죄송해요, 그게 시리우스 선배 달리기가 진짜 너무 쩔어서요!
방해 안 할테니 가까이서 봐도 돼요!?
시리우스 심볼리
가까이서? 그럼 달려라.
새끼 사슴 같은 다리로 따라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저 말과 태도를 보여도,
주위의 우마무스메들은 신경 쓰기는커녕 오히려 기뻐보였다.
시리우스 심볼리
∙∙∙∙∙∙응?
이유가 뭘까∙∙∙∙∙∙저런 말을 들으면 주변은 멀어지게 되는 거 아닌가.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고∙∙∙∙∙∙.
그런데, 왜 저렇게 필사적으로 따라가려는 걸까.
어째서, 몇 번이나 져도 승부를 걸고 [선택]하려고 하는걸까ㅡ

시리우스 심볼리
배라도 고프냐, 퍼피짱.
시리우스 심볼리가, 뒤에서 거칠게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놀라서 조금 비틀거렸더니,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시리우스 심볼리
내가 보고싶었나?
트레이너
아, 아니∙∙∙∙∙∙
시리우스 심볼리
흐음? 그럼 뭔가라도 꾸미고 계셨나? 그만두시지.
앞으로도 그 뒤로도 강아지의 장난이 먼저 통하는 건 한 번 뿐이다.

∙∙∙∙∙∙이전의 승부, 나인볼을 말하는 거겠지.
시리우스 심볼리는 도발하듯 대담하게 웃는다.
그렇게 웃어도, 담당을 그만두고 싶지 않아.
나도 아직,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ㅡ
하지만 지금부터, 좀 더 시리우스 심볼리에 대해서
알아 갈 수 있다면, 분명 말로도 전달 할 수 있겠지.
제 6화
무리지은 늑대는 길을 만든다

일 때문에 조금 멀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평소 가던 당구장의 체인점을 발견했다.
모처럼이니 연습을 하려고 안으로 들어가니ㅡ

시리우스 심볼리
너넨 진짜 없는데가 어디냐?
피어스가 많은 우마무스메
헤헷, 뭐 어때요.
시리우스 선배가 계시는 데라면 어디든지 갈거예요!
머리가 짧은 우마무스메
ㄹㅇ 그거지. 아니 애초에 선배가 있으니까 우리가 있다 뭐 그런거지.
에이 봐주세요! 하핫.
시리우스 심볼리
∙∙∙∙∙∙∙∙∙∙∙∙.
주위를 둘러보니, 낯익은 우마무스메들도 많이 있다.
순간, 평소 가던 당구장에 들어간 줄 알았다.
트레이너
시리우ㅡ

시리우스 심볼리
너∙∙∙∙∙∙잠깐 따라와봐.
머리가 짧은 우마무스메
네? 저요? 저∙∙∙∙∙∙네?
시리우스 심볼리
∙∙∙∙∙∙∙∙∙∙∙∙.
머리가 짧은 우마무스메
저, 저기∙∙∙∙∙∙시리우스 선배?
무슨 일로∙∙∙∙∙∙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시리우스 심볼리
그런 보기 껄끄러운 실실거리는 낯짝으로 내 앞에 설 생각을 했나?
∙∙∙∙∙∙마음에 안 들어.
설마 싸움이라도ㅡ급하게 막으려고 했을 때,
마른 웃음소리가 들렸다.
머리가 짧은 우마무스메
아∙∙∙∙∙∙아, 아하하∙∙∙∙∙∙그쵸.
시리우스 선밴 역시 눈치가 빠르시니깐ㅡ∙∙∙∙∙∙

트레이너의 지시대로 달려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왜 그런건지 의문을 품으면서 계속 달리고 있다ㅡ그 우마무스메는 그렇게 말했다.
머리가 짧은 우마무스메
말 해볼까도 생각했는데요ㅡ∙∙∙∙∙∙
주위 친구들이나 엄마 아빠도∙∙∙∙∙∙전부 시키는 대로 하는게 좋다고 하고.
머리가 짧은 우마무스메
분위기 나빠지기도 싫고∙∙∙∙∙∙아하하∙∙∙∙∙∙.
죄송해요. 너무 꼴불견이죠∙∙∙∙∙∙.
시리우스 심볼리
마음에 안든다고 말했을텐데?
내 앞에서 그렇게 웃지 말라고.
머리가 짧은 우마무스메
∙∙∙∙∙∙.
시리우스 심볼리
주위에서 그렇게 떠들어대니까, 넌 네 의지를 무시하는거냐?
시리우스 심볼리
대체 뭘 위해서 말한대로 따라가는 거지?
걔들이 너 대신 달려주기라도 하나? 아니잖아.

시리우스 심볼리
달리는건ㅡ바로 너다. 그 누구도 네 길을 달릴 수 없어.
시리우스 심볼리
남에게 놀아나서 남는게 뭐가 있지? 고작해야 썩은 잔해뿐이겠지.
잘 들어, 결과는 전부 자신에게만 돌아온다.
시리우스 심볼리
남탓하며 후회할거면, 길은 네가 골라라.
가시밭길을 가던 그 책임은 네가 져라.
시리우스 심볼리
하찮은 후회를 품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트레이너
(시리우스∙∙∙∙∙∙)
머리가 짧은 우마무스메
그, 그래도∙∙∙∙∙∙저, 무서워요∙∙∙∙∙∙.
만약 그랬다가∙∙∙∙∙∙주위에서 버림 받을까봐∙∙∙∙∙∙저∙∙∙∙∙∙.

시리우스 심볼리
그 정도에 멀어질 놈들을 왜 신경쓰지?
시리우스 심볼리
그건 너한테 있어 쐐기다.
무겁기만하고 도움은 전혀 안돼. 맘대로 사라지면 이득이지.
머리가 짧은 우마무스메
시리우스 선배∙∙∙∙∙∙
시리우스 심볼리
선택해.
선택하려는 그 의지는, 꼭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준다.
머리가 짧은 우마무스메
∙∙∙∙∙∙, 아핫, 아하핫!∙∙∙∙∙∙!
그쵸∙∙∙∙∙∙선배 말씀대로예요∙∙∙∙∙∙.

시리우스 심볼리의 말은, 언제나 올곧고∙∙∙∙∙∙
솔직히, 자비가 없는 것 같다.
모든 게 올바르진 않고, 상냥함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신기하다.
눈을 감고, 조금 전의 시리우스가 했던 말들을 머릿속으로 다시 생각해본다.
위함한 향기를 풍기면서도, 시리우스의 말에는 힘이 있다.
믿고싶다,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그런 힘이ㅡ
시리우스 심볼리
야.
시리우스 심볼리
아무리 주인이 보고싶어졌어도,
이런 데까지 쫓아올 줄이야.
시리우스 심볼리
미아가 되지 않고, 잘 찾아왔구나∙∙∙∙∙∙하고 칭찬해야하나?
∙∙∙∙∙∙퍼피짱.

머뭇거리며 고개를 들며, 따라온 것도 아니고,
대화를 들을 생각도 없었다고 말했다.
트레이너
∙∙∙∙∙∙미안해
시리우스 심볼리
새삼스럽군.
시리우스 심볼리
따지고 보면, 제대로 못 숨긴 그 녀석의 마무리가 어설픈 거지.
누가 듣던 내 알바 아냐.
그러고 보니 옆에서 봤던 조금 전 그 우마무스메는
딱히 고민을 떠안고 있어보이지는 않았다. 근데 시리우스 심볼리는ㅡ
트레이너
어떻게 알았어?
시리우스 심볼리
저렇게 역겹게 웃는데 어떻게 눈치못채?
내 앞에 있다는 게 불쾌하다.
어떻게 못 채냐니∙∙∙∙∙∙ 그걸 알아챈건 시리우스 심볼리뿐이다.
트레이너
(∙∙∙∙∙∙아, 그렇구나)
ㅡ어쩌면 그런점이.

시리우스 심볼리
그래서, 쫓아온 게 아니라면, 여기엔 왜 왔어?
원래 가던 곳 안가고.
트레이너
퇴근길에, 연습이나 할까하고∙∙∙∙∙∙
시리우스 심볼리
볼 보이가 퍼피한테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감탄하는 것도 잠시. 바로 놀려먹는다.
지고만 있겠냐며 날카로운 표정을 해보였지만∙∙∙∙∙∙
눈을 가늘게 뜨고 비웃었을 뿐이었다.
제 7화
고월에 짖는 늑대는 움직인다

여름 합숙 마지막 날. 트레이닝은 저녁까지 였는데.
시리우스 심볼리는 어디로 간거지.
다른 우마무스메를 두고,
혼자서 수영하러 간 것까지는 보고 있었는데∙∙∙∙∙∙.
트레이너
설마 장거리 수영이라도∙∙∙∙∙∙
아무리 우마무스메들은 운동 신경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혼자서 멀리 수영하는 건 위험하다. 걱정하면서 찾아보니ㅡ

우마무스메 A
시리우스 씨라면 아까 저쪽 작은 섬까지 수영하러 갔다고
두고 간 애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우마무스메 A
보트나 작은 배로도 건너 갈 수 있고,
관광객들도 있는 거 같으니까, 걱정 하실 필요 없을 거 같은데요?
∙∙∙∙∙∙그런 말을 들어도 걱정이 되서
바로 알려준 작은 섬으로 향하기로 했다.

시리우스 심볼리
후우ㅡ∙∙∙∙∙∙.
시리우스 심볼리
(꽤 했나?
아직 부족하지만, 슬슬 돌아ㅡ)

피어스가 많은 우마무스메
그만 좀 따라다니라고!
헌팅이나 하고! 진짜 짜증나!
여행중인 학생
무슨 헌팅!?
아니 응원해주겠다고!
시리우스 심볼리
(∙∙∙∙∙∙또 무슨 귀찮은 일이야.
∙∙∙∙∙∙응?)
섬에 도착하자마자, 학생들과 우마무스메들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상황을 발견했다. 어떻게든 말려야해.
괜찮아. 상대는 아직 학생. 시리우스 심볼리와 계속 함께
지내온 나라면, 이정도는 할 수 있어ㅡ!

트레이너
거, 거기까지 하시는게∙∙∙∙∙∙
여행중인 학생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거든!
당신이 보호자야!? 예의도 없는 이 녀석들 빨리 사과하게 만들어.
시리우스 심볼리처럼 뭔가 날카로운 말을 하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한심한 목소리가 나와버렸다.
하지만, 우리 학생을 지켜야해.
다시 한번 상대를 바라보는거야ㅡ
시리우스 심볼리
시끄러워. 잡음 따위 듣고 싶지 않아.
낮게, 하지만 시원하고 마음이 트이는 목소리에, 자리가 조용해진다.
트레이너
시리우스∙∙∙∙∙∙!

시리우스 심볼리
아무래도, 퍼피는 허세 부리는 걸 배웠나봐.
시리우스 심볼리
그건 칭찬하지만, 여름 벌레 상대로 짖어봤자 의미 없는거
알잖아?
여행중인 학생
뭐, 뭐야∙∙∙∙∙∙.
피어스가 많은 우마무스메
시리우스 선배~! 얘네 진짜 끈질기다니까요!
강한 우마무스메라면 응원하겠다 뭐 이러잖아요!?
여행중인 학생
아니, 우리는 그냥∙∙∙∙∙∙
응원할테니까 이름 좀 알려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시리우스 심볼리
흐음. 그거 참 고마운 일이네.
여행중인 학생
뭐∙∙∙∙∙∙뭔데, 뭐 당신이 알려줄거야?
상관없지만∙∙∙∙∙∙응원할게? ∙∙∙∙∙∙하하.
학생들은, 시리우스 심볼리가 풍기는 오라에 뒷걸음치고 있다.
상대를 위압하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은, 마치 늑대 같다.

시리우스 심볼리
그럼 알려주지.
가장 빛나는 별을 찾아라. 그게 답이다.
시리우스 심볼리
∙∙∙∙∙∙쉽지?
시리우스 심볼리는, 상대를 달래는 듯한 태도는 취하지 않는다.
마치 지고의 왕, 모든 것을 복종시킬 풍격으로 말한다.
시리우스 심볼리
ㅡ승자는, 단 한 명.

시리우스 심볼리
나뿐이다.
시리우스 심볼리
어느 누구도 내 앞에 서지 못해.
∙∙∙∙∙∙알았나?
여행중인 학생
ㅡ
시리우스 심볼리
∙∙∙∙∙∙알았으면, 빨리 꺼져.
밤에는 돌아오는 배가 헤맬지도 모른다.
ㅡ절대적 카리스마.
타는 듯한 강한 빛이 여기 있다.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이제 더 이상 없었다.

이제 작은 섬에 남은건, 시리우스 심볼리와 나뿐이다.
파도 소리만이 나는 공간 속에서ㅡ
시리우스 심볼리
가장 빛나는 별은?
아까 얘기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태양?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그게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리우스 심볼리
∙∙∙∙∙∙목줄은, 진작에 물어뜯겼지.
시리우스 심볼리
언젠가 알게해주지.
하찮은 굴레속에서 길러지고 있는 어리석음을.
시리우스 심볼리
모든 것을 태우는 별이, 여기 있다는 것을ㅡ

시리우스 심볼리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지.
스스로 강한 빛을 발하려는 의지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나야말로 하며 맞서는 그 힘이.
∙∙∙∙∙∙지금의 시리우스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빛에, 끌리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결의했다.

트레이너
너에게 어울리는 트레이너가 될거야
시리우스 심볼리
뭐, 소망이냐?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군.
시리우스 심볼리
기대는 안하지만, 부정도 안 할게.
시리우스 심볼리
∙∙∙∙∙∙어디 조심하시지.
내 앞에서 재가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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